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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Details

27 NOVEMBER - 08 JANUARY 2021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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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담요재단의 복합문화예술공간 ‘Art Corner H’는 리투아니아 루벤 아트파운데이션(Lewben Art Foundation)의 전폭적인 지지로 발트 3국 아트씬에 등장한 ‘이바 트린쿠나이테(leva Trinkunaite)’의 개인전 ‘In to the wild’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하는 신작 13점을 선보인다.

본 전시는 예술의 영역에서 무수히 다뤄지는 동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 사이의 복잡다단한 관계성을 평면 회화 속에서 조망하고자 기획되었다.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자연에 대한 서정적이고 이상적인 상을 갖는 대신, 오히려 자연의 폭력성과 파괴성에 주목하고, 자연에 관한 어떠한 도덕화의 시도에도 반대하였다. 또한 그러한 자연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행위들 또한 마찬가지로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

 인간이 초극하고 극복하는 과정으로서 자연이 하나의 야수라면,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 자체도 자연의 입장에서 야수인 상황인 것이다. ‘인간과 자연, 동물과의 공존’이라는 주제에서, 회화의 본질에 대해 고찰한다. 회화의 과제는 가시적인 것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게 하는 데에 있다.

 트린쿠나이테의 작품은 다중언어적이다. 작품 속 동물과 사물들은 특징이 뒤섞이지 않고, 각자 돋보이게 강조가 되어 요소들의 가능성, 결정적 의미와 경계를 유지한 상태에서 인지된다. 세밀하고 섬세한 묘사와 평면성과 오브제 등 다원화된 이미지들은 대단히 은유적이다. 작가는 단순히 다양한 이미지들이 혼합되는 상황에서 나아가 표현된 요소들이 각각의 이미지를 지니고 전체적으로 상호연관성을 맺는 회화 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풀린 유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흘러 한국 미술시장은 거침없는 호황을 이어가고, 미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여전히 유행에 아주 민감한 동시대 한국 미술계를 바라보며 평면 회화는 미술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회화는 이론적으로 행동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예술의 범주 속 가장 유연한 양식이며 예술사 속 현존하는 가장 유서 깊은 기록 형태이다. 다양한 미술의 장르 중 평면 회화는 환상과 실제를 결합하는 데 있어, 마음속 정서를 가장 잘 반영하고 표현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미술계에서 생경한 발트 3국의 작가들을 소개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최근 글로벌 미술계는 기존의 사조 중심의 트렌드를 뒤 쫓는 형태에서 벗어나, 다국적 아티스트들에게 보다 관심을 두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발트국가나 미술의 불모지라 여겨졌던 동남아시아 쪽에서도 훌륭한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고, 남미나, 인도의 작가들도 활약하고 있다.

 하나의 유행을 따라가지 않은 시대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미술계는 유행이나 사조보다 지리적인 요소에 더 집중할 것이라 생각한다. 큐레이터로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조나 흐름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작가들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들이 만들어갈 트렌드를 고민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작가가 어떻게 성장하고 나아갈 것인지 의문을 가지며, 다양한 국가의 새로운 미술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 인타글리오,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 이바 트린쿠나이테의 개인전을 통해 1990년대 초 소비에트 연합에서 독립해 국제적인 아티스트, 큐레이터, 사상가들을 배출하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동시대 현대미술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Ieva trinkunaite, ‘In to the wild’, in partnership with Lewben art foundation, is organized by ‘Sun blanket foundation’ in ‘Art Corner H’ Gallery. Ieva trinkunaite who has emerged in the art scene of the three Baltic countries presents 20 new works that stimulate imagination. Friedrich Nietzsche, a German philosopher, paid attention to the violence and destruction of nature and opposed any attempt to moralize nature instead of having a lyrical and ideal image of nature. She points out violent behavior of human to overcome and deal with such wild nature and considers the essence of painting along with the theme of ‘coexistence between human, nature and animals’.The task of painting is not to reproduce visible things, but to show invisible value. Trinkunaite focuses on multilayered linkages between the animals and objects. They are emphasized prominently while maintaining boundaries with the possibility and decisive meaning of the elements without mixing characteristics in the works. Her detailed and delicate descriptions, flatness and diversified images are very metaphorical. She also presents a painting style that shows the interrelationship with the images of each element beyond the simple mixing of various images.

 The pandemic has had an unprecedented boom on the Korean art market with floating funds released after the Covid 19. the market is also growing to double or even triple in size this year, thanks to the widening of the customer base across all generations in the country. I realized once again that painting is the essence of art as looking at the Korean contemporary art world which is still very sensitive to trends. Painting is the best expression of ideas and emotions, to combine fantasy and reality, in a two-way dimensional visual language.The reason why I decided to introduce unfamiliar Baltic artists in Korea, the global art world is paying attention to multinational artists recently rather than following the trend. I believe the art world will focus more on geographic elements than following a trend in the future as emerging of artists from South America, Southeast Asia and Eastern Europe.As curator, from a macroscopic point of view, I wonder how artists will grow and move forward, and I would like to introduce new art from various countries to Korea.  ‘In to the wild’ will offer an opportunity to explore the worldview of Trinkunaite’s art with various media such as intaglio, drawing, and photography. Moreover it will invite viewers to understand the Lithuanian contemporary art that is growing rapidly with international artists, curators and thinkers.

 

얼굴 없는 초상

 

트린쿠나이테의 작품 속 얼굴이 지워진 인간들은 작가의 대상에 대한 감정을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의 내적 이미지가 묘사된 것으로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관계보다는 작가의 정점을 내포한 표현 양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플라톤은 신이 우주의 원형 형상에 따라 빚어낸 구형의 덩어리, 다시 말해 머리가 인간의 신체를 지배한다고 이야기했다. 신들은 앞면이 뒷면보다 고상하다고 생각해 인간을 정 방향으로 걷게 창조했다고 했다. 인간의 전면에 위치한 얼굴은 개개인을 효과적으로 구분하고, 정체성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모든 정령의 면상은 정서의 형태와 초상의 귀결이다.”는 이야기처럼 사람의 사고와 감정, 의도, 태도 등이 집약되어 드러나는 신체의 일부이다. 서양에서 초상화는 ‘개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예술 장르로 자리 잡게 되었고 동시에 함께 위기를 경험했다 근세 이래로 초상화는 인간의 외면의 재현을 통해 인물의 내적 본질을 표현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이후 인간의 이미지의 변전은 장르의 부담을 중첩시키기 시작한다.

이미지 속 외형과 정신의 통합에 대한 기대는 계속 가중되는 반면, 당시의 철학과, 미학, 심리학 등 발전되는 학문들의 새로운 개념들이 인간에 대한 상념을 수많은 인자들로 파생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식과 무의식의 안에서, 그리고 사회 문화적 영향과, 생물학적 기제 안에서 해체되었고, 이렇게 다각화된 본질들이 하나의 이미지 속에서 어떻게 융화되고 통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개인의 모든 표현 가능성은 의심 선상에 올랐고, 이러한 ‘본질의 해체’와 ‘재현의 위기는 얼굴이 지워진 ‘초상화의 등장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트린쿠나이테의 작품 속 얼굴 없는 초상들은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성찰과 반성 속에서 고전적인 초상 개념을 지우고 인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개인의 특징을 포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하나이다.

 

 

다이몬 연작

 

트린쿠나이테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 동안 공들여 쓴 필생의 대작 ‘파우스트’ 속 파우스트를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긍정적인 면에 주목한다. 중세부터 악마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고 죄악을 부추기는 부도덕하고 사악한 존재’로 인식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 악마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플라톤의 저서 ‘향연(Symposion)’에 기록된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다이몬은 신과 인간과의 사이에 ‘중간적 존재’이며 ‘선과 악을 동시에 지닌 양면적 존재로 묘사된다.  파우스트속 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이자 “언제나 악을 갈구하지만, 항상 선을 추구하는 힘의 일부’, ‘항상 부정하는 영(靈)이다. 파우스트를 추상의 세계에서 감각의 세계로 인도하며, 사랑을 경험하게 하고, 미의 이상을 고찰하게 한다. 파우스트의 끝없는 욕망과 갈증을 부채질하는 메피스토펠레스는 표면적으로는 ‘부정하는 영’이지만 그의 행위는 ‘긍정’을 야기한다.

“하늘에서 아름다운 별을 원하고 땅에서는 최고의 쾌락을 탐닉하니, 그 일렁이는 마음을 위로할 것이 세상천지 어디에 존재하겠습니까?” 이야기가 시작되는 ‘천상의 서곡’중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이야기는 두 방향으로 갈라진 파우스트의 내면을 상징한다.  미술사에서 악마의 도상은 일반화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어 표현된다. 트린쿠나이테는 다양한 악마의 형상 중 프랑스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의 연작에 나타나는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heles)를 악마도상의 기준으로 잡고 다양한 연작을 전개하고 있다.

 

 

‘발트3국’과 ‘리투아니아’의 새로운 미술

작가 트린쿠나이테의 드로잉을 살펴보며 동시대 리투아니아의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발트 3국’ 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억지로 끼워 맞춘 동질성을 의미한다. 서양인들조차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를 혼동하고(프랑스어로 Lituanie 와 Lettonie는 거의 동일하게 들린다.), 지도 위 에스토니아를 위치를 오히려 되물었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와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역사적으로 게르만족의 터전으로 오늘날까지 루터교가 지배적인 종교이다. 반면 리투아니아는 오랜 세월 폴란드의 영향 아래 가톨릭 신앙을 공유하고 있고, 남쪽으로는 몰도바까지 확장되어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보다 한 세기 이후 러시아의 영향 아래 놓이게 된다. 이들과 가까운 스칸디나비아의 남부 코카셔스(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라고 불리는 국가들이 더욱 강력한 개별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3국은 각자의 개성과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소비에트의 전통적인 구상 미술 교육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의 작가들은 ‘발트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지역 예술에서 나아가 완전히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리투아니아 파빌리온은 2019년 제 5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 미술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직 생경한 유럽의 이 작은 나라는 평화를 사랑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들의 터전이다. 오랜 외침의 고난의 역사를 딛고 신의 낙원을 연상케 하는 풍요로운 자연을 해하지 않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적 진보를 이뤄내고 있다.

 

                                                                                                                                                                    ​큐레이터 최태호

WORKS

앵커 2

INSTALLATION VIEW

CREDIT

-Artist-

Ieva trinkunaite

-주최-
햇빛담요재단 Sunblanket Foundation
아트코너H Art Corner H

 

-전시 파트너-
루벤 아트파운데이션

Lewben Art Foundation

-아트디렉터-
최태호 Taeho Choi

 

-글-

최태호 Taeho Choi

-디자인-
안서호 Seoho 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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